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사사키 후미오
구매 : 구글playbook
이 책을 읽고 난 뒤 단순하게? 버릴 건 버리고 살자고 다시 한번 다짐 하였고, 지금 내 집에 있는 온갖 것들을 다시 한번 들춰보았다.
우선 서랍장에 있는 시간이 지난 보험서류 및 기타 서류들, 옛날회사에서 받은 10년이상을 한번도 열어보지 않고, 연락도 안한 명함들, 갤럭시 워치 4가 고장나서 5를 사면서 남겨둔 스트랩, 바지를 살 때 같이 온 스페어 단추 등등 당장은 언젠가 필요할꺼 같지만 몇 년간 전혀 손도 대지 않았던 물건들이 있었고,
옷장에는 사놓고 한두번정도만 입고서 몇 년째 똑 같은 자리에만 걸려 있는 옷들, 여행용 수트케이스는 옆에 지지대가 부셔져서 새거 샀으면서도 언젠가 쓸데가 있겠지 싶어 아직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 처럼 처분하려고 맘만 먹으면 처분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좀더 옛날로 돌아가보면 어렸을때는 왜 그렇게 모으는걸 좋아했었는지. 브랜드 옷을 사면 거기에 달려있는 행택을 버리지 않고 모았고, 맥주를 마시고 병뚜껑을 모았었고, 책과 잡지를 모았었고, 카세트 테이프와 CD를 모았었고, 좋아하는 연예인의 신문과 잡지 기사를 스크랩했었는데 어디다 쓰려고 그랬었는지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웃음뿐이 안나올 정도로 한심하지만 한편으론 그렇게 잡동사니를 모두 끌어안고 살아봤었기에 지금의 버림 및 몸도 마음도 주변도 가볍게 살아보기 위한 다짐을 더욱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일 수 도 있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버리기로 마음먹었고, 먼저 버릴 수 있는 건 버려보기 시작했더니 내게 당장 필요한 물건이 굉장히 적었다는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이번에 서랍장을 정리 하면서 보니 언젠가 미래에 필요하게 될 수 도 있을 것 같아서 모아두었던 것이 정말 조그마한 것들이였지만, 그 수가 많아 서랍장을 가득 채워있었던 것이고, 언제 필요하게 될지 아니면 아예 필요없을지도 모르는 것들이라 차라리 그럴꺼면 돈으로 모았다가 필요할 때 하나 사면 되는건데 이런 잡동사니를 잔뜩 모아두고서 한정된 내 공간을 비좁게 살아야 할 필요가 없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런데 하나 웃긴건, 지난번 ‘잡담이 능력이다’ 에서 썼던 것 처럼 요즘은 실물 책을 모으지는 않는데, 디지털 공간 내에서도 나는 수집을 하고 있더라는 것. 그 동안의 내 독서 경향은 웬만해서 한번 읽은 책을 두번 세번 다시 읽는 경우는 정말 극소수 이고, 보통은 한번 읽고 끝나는 것인데, 굳이 그 책들을 디지털 공간아이라고는 하지만 라이브러리에 모아둘 필요가 있는가? 하는 점과 충분히 다른 저렴한 플랫폼이 있는데 가입의 귀찮음과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는 ‘나는 책을 사서 보고 있다’는 점에 도취되어 쓸데없는 비용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에 읽고 있는 모건 하우절의 ‘돈의 심리학’ 까지만 읽고, 앞으로는 구독 서비스를 시도해 봐야겠고, 혹시 거기에 없는 책이 있을 경우엔 구입해서 보고는 것으로 노선변경을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