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번의 경험.
10년전 이나라는 너무 정전이 잘되는 곳이였고, 비가오기라도 하면 누런 수돗물이 나오던 이곳. 첫째는 초등학생이고, 둘재는 태어난지 얼마 안되었는데, 그날 밤엔 비도 많이 오고, 오랜시간 정전되어 있어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첫째가 다니는 학교 바로 옆의 C서비스아파트로 짐을 싸서 갔다. 예약이고 뭐고 사전 확인도 없이 무작정 찾아갔고, 다행히 룸이 있어 1박을 할 수 있었다.
현지식 빌라에 있다가 찾아간 그곳은 평범한 한국식 아파트 구조였지만 당시에 살고 있던 집과 비교해 봤을 때 너무도 좋았었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첫째 학교 까지의 거리가 너무 가까웠다는 것. 물론 나도 회사와의 거리가 약 5km정도 가까워 지기도 했고.
그날 거기에서 머물면서 이 C서비스아파트에 살고 싶다고 나와 와이프, 그리고 첫째아이가 서로 한소리로 말하며 원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매니저 연락처를 알아봤고, 상담을 해 봤지만 당시의 월세 가격이 우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부담스러웠기에 포기 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에 당시의 현지식 빌라에서 이사를 해야 할 때가 되어 지금보다 내 회사와 아이의 학교가 가까운쪽으로 알아보던 중 강 건너편까지 범위를 넓혀 집을 보게 되었고, 몇 달 전 중고차를 살 때 그 차 안에 들어있던 (전 차주가 넣어두었던) 팜플렛의 B서비스 아파트도 근처에 있었기에 한번 가보기로 하였다. 와! 그렇게 가 본 그 B서비스 아파트가 또 너무도 좋아 보였다. 강변에 있기에 뷰도 일품이였고, 강바람도 불어서 시원했다. 그리고 테라스 공간도 넉넉했고, 무엇보다도 아파트에서 첫째 학교 까지의 셔틀버스 서비스가 있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강렬히 흔들어 놓았다. 게다가 마침(?) 바로 근처의 다리가 공사중이여서 교통이 좀 안좋긴 했는데, 애 학교는 셔틀 서비스가 있고, 오후에는 혼잡할 시간대가 아니여서 괜찮겠다 싶었으며, 나는 회사에서 퇴근할 때 다리를 건너지 않으므로 집에 오는 시간이 더욱 빨라질 수 있기에 우리가족에게는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되었는데, 1년정도 걸리는 다리 공사로 인해 마침 월세도 기존 보다 많이 다운되어 있어 크게 예산을 오버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사를 결심할 수 있었다. 강 건너 중심지와 좀 떨어져 있어서 그랬던 건지? 아님 유럽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 그들끼리 먼저 친해지다 보니 다 같이 어울리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는데, 거기서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그 중 한사람이 젤 위에 기술한 첫째 아이의 학교 옆 C서비스 아파트의 총괄 매니져였다. 어느덧 B아파트에서 4년정도 살면서 코로나도 겪으며 이 나라에 있는 동안은 계속 이곳에서 살아볼까 하였으나, 공사를 한다니!! 그것도 몇 개층만 리모델링을 한다고 하여 공사소음 및 진동에 대한 분노게이지가 상승하였고, 결국 또 이사를 알아보게 되었다.
이때에 도움을 준 것이 C서비스아파트의 매니저, 코로나때 많은 사람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공실이 많았던 것도 영향이 있었지만, 월세 가격을 알맞게 맞춰 주어 크게 부담 없이 우리가 맨 처음 원했던 그 곳으로 이사를 올 수 있게 되었다. 결국 그때의 소원은 이렇게 이루어 졌다. 5년정도의 시간이 걸린 것 같지만 이뤄지긴 이뤄진다는 것이 증명 되었으니 좀더 잠재의식의 힘에 대한 믿음은 한층 굳건해 지긴 하였는데, 앞으로의 과제는 이런 소망이 이뤄지기 까지의 시간을 어떻게 단축 할 수 있느냐? 가 되지 않을까싶다.